루머의 루머의 루머(13 Reasons Why) 시즌 1

 

 

루머의 루머의 루머(13 Reasons Why) 시즌 1

 

 학교 캐비넷에 붙은 한 여학생의 사진과 그 주위를 둘러싼 갖가지 메모와 꽃들, "안녕, 난 해나야, 해나 베이커"로 시작되는 나래이션과 함께 13 Reasons Why의 1화가 시작된다.

 카메라는 학생들로 가득한 복도 한 편에 선 남학생에게로 시선을 옮겨 가고 이 남학생은 클레이 젠슨, 13 Reasons Why를 이끌어갈 메인 캐릭터이다.

 리버티 고등학교에 전학을 온 해나 베이커는 친구들을 좋아하는 평범한 학생이지만 처음 호감을 갖고 데이트를 하게 된 저스틴이 찍은 한 장의 사진이 브라이스의 장난으로 학교 전체에 퍼지고 이로 인해 시작된 끊임없는 루머들과 그에 따른 오해, 그리고 결국엔 혼자서는 감당하지 못할 엄청난 사건을 겪은 후 욕조에서 스스로 생을 마감한다.

 그리고 어느 날, 해나와 같이 극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해나에게 호감을 갖고 있었던 같은 고등학교의 클레이에게 해나가 자살하기 전 자신을 죽음으로 몰고간 13명의 사람들과 연관된 13가지의 이유를 녹음해 둔 테이프가 배달된다. 놀라운 것은 이 평범하고 모범적이며 정의감에 불타는 클레이도 해나의 죽음과 관련된 13가지 이유 중의 하나라는 것!

 클레이와 함께 녹음된 테이프를 들으면서 해나가 자살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 그리고 거기에 연관된 사람들과의 진실을 파헤쳐 나가는 과정이 넷플릭스의 신작이었던 루머의 루머의 루머(13 Reasons Why)의 줄거리이다.

 해나의 테이프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저마다의 이유들로 해나의 비극적 선택과 연관되어 있다. 누구는 자신의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서, 누구는 자신이 쌓아온 인기와 명예를 잃지 않기 위해서, 누구는 자신의 비밀이 드러나는 것을 원치 않아서, 또 누구는 자신의 사소한 행동이 다른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전혀 인식하지 못한 채 말이다.

 

 

 드라마를 보는 내내 마음은 불편하고 답답하다. 자신의 안위만을 걱정하는 이기심으로 똘똘 뭉친 등장 인물들의 뻔뻔한 모습에 화가 나면서도 나 또한 그 상황에서라면 그들과 다들 수 있을까? 라는 생각에 마음이 불편하고 정의감에 불타지만 어리숙하기만 한 클레이와 친구들을 향한 순수한 마음이 더 큰 상처가 되어 돌아오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자꾸만 상처받을 상황에 처하는 해나가 답답하다.

 Jay Asher의 베스트셀러 소설인 <Thirteen Reasons Why>를 각색한 이 드라마는 인생의 가장 예민한 시기를 보내고 있는 십대의 해나가 겪은 고통과 상처를 통해 일상에서 무수히 반복되는 무관심, 생각없이 내뱉은 말, 타인을 배려하지 않는 행동, 나 자신밖에 모르는 이기심 등 무심코 스쳐 지나갈 이 사소한 것들이 한 사람에게 미칠 수 있는 어마어마한 파급력에 대해 충분히 경고하고 있다. (실제로 제작자와 해나 엄마 역의 배우는 이러한 이유로 해나가 자살하는 장면을 더더욱 현실적으로 보기에 고통스럽도록 표현했다고 에필로그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단 한 명이라도 해나의 진심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따뜻하게 손 내밀어 주었더라면 그런 비극적인 사건을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매 회의 시작에 나타나는 누군가 도움이 필요하다면 13reasonswhy.info에서 정보를 찾으라는 메세지가 예사로 보이지 않는 것은 성폭행이라는 큰 범죄 사건은 차치하고라도, 해나를 자살로 몰고간 십대 친구들의 미성숙하고 비난받을 행동들이 결코 드라마 속 그들만의 이야기가 아닌 지금 현재의 우리 모두가 오늘 누군가에게 저질렀거나 누군가로부터 겪었을 일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리라.

 

"Pardon me, but you really hurt my feeling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