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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꼬와 다니는 맛집 검증

빈티지한 분위기에서 느껴지는 안락함이 좋은 서촌 까페. 서울커피상회

 여행을 다녀온 후, 간만에 여유가 생긴 날. 와말남이 향한 곳은 서촌의 '서울커피상회'입니다. 까페 이름에서부터 느껴지는 빈티지함. 꼬꼬의 기억으로는 어릴 적 시골 할아버지 댁 맞은 편 슈퍼의 이름이 '00상회'였다고 합니다. 그 00상회에서 할머니가 종종 사주셨던 보름달빵의 기억을 조잘조잘 이야기하는 꼬꼬를 데리고 와말남은 까페 안으로 들어갑니다.

 특별나게 꾸미지 않고 그냥 까페 앞 마당에 툭 놓여진 걸상. 그 위 연탄재에 꽂힌 꽃. 그리고 아무렇게나 써서 세워 놓은 글귀가 잠시 시선을 머물게도 합니다.

 손님에게 맞춰 주는 까페라기 보다는 손님이 까페에 맞춰야 하는 느낌이 강하게 드는 안내문도 한 번 읽어보구요~ 그게 또 사람들이 찾게 만드는 서울커피상회만의 매력인가보다는 생각을 합니다.

 입구에 들어서자 마자 보이는 모습.

 군데군데 길게 늘어뜨려 놓은 흰색 패브릭들. 화려한 문양의 찻잔. 천장과 벽, 테이블마다 한 자리씩 차지하고 있는 말린 꽃들. 작은 소품 하나에도 이곳만의 독특한 분위기가 물들어 있습니다.

 메뉴는 단순합니다. 디저트 두 종류와 여느 다른 까페에서는 쉽게 접해 보지 못한 이름의 음료들. 꼬꼬는 다음 번엔 끝까지 눈에 밟혔던 자두우유를 꼭 시켜 보겠다고 합니다. 자두 우유는 어떤 맛일지 와말남도 궁금해지네요~

 어두운 조명. 테이블과 테이블 사이가 좁은 작은 공간. 작은 목소리를 거듭 부탁하는 안내 문구. 1920~30년대에 서양 문물이 들어오기 시작했을 무렵, 서울 번화가의 찻집에서 소곤소곤 담소를 나누는 느낌이 듭니다. 영화의 한 장면처럼 여기 까페의 손님 중엔 일본 경찰의 눈을 피해 정보를 주고 받는 독립군도 있을 것만 같구요~ 아~ 와말남의 이 풍부한 상상력~ ㅋㅋㅋㅋ

 주로 2인석인데다가 테이블도 작아 첫인상은 참 비좁다~ 였지만 둘 또는 셋이 앉아 차 한 잔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기에 넓은 공간이 주는 여유로움은 사치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냅킨에 적힌 글귀. 사람사는 서울.

 

 

 작은 까페는 금세 사람들로 북적입니다.

 주문한 메뉴가 나왔습니다. 말차크림프레소. 아인슈페너. 그리고 딸기 티라미수입니다.

 제철 과일 딸기로 만든 딸기 티라미수는 한 입 베어 문 순간, 부드러운 하얀 크림과 새콤달콤 딸기의 맛이 입 안에 쫘악 퍼집니다. 그리고 커피 시트의 쌉싸름한 맛이 제일 마지막까지 맴돌구요. 다른 유명한 티라미수의 축축한 시트가 아닌 쉬폰 케익의 식감을 가진 시트였습니다. 티라미수가 참 맛있어서 금세 먹어치웠던 것 같습니다. ㅎㅎㅎ

 아인슈페너입니다. 연하게 해달라고 부탁드렸는데도 카페인에 약한 꼬꼬는 아인슈페너를 마시고는 지금 헤롱헤롱. 부드럽고 차가운 크림과 따뜻한 커피가 어우러져 만들어 내는 달콤 쌉싸름한 아인슈페너는 언제나 좋습니다.

 서울커피상회에서 누구나 한 잔쯤은 꼭 시키는 말차크림프레소입니다. 맨 아래층 말차 위로 에스프레소. 그 위를 살포시 덮고 있는 우유와 우유 거품. 가장 마지막엔 하얀 크림이 그라데이션 되듯이 층층이 쌓여 있는 모습이 보는 즐거움도 줍니다~ 한 잔 안에 다양한 맛을 담고 있는 말차크림프레소였지만 각각의 맛들이 강하지 않으면서 서로 잘 어울리는 게 와말남은 신기하기만 했습니다.^^

여럿이 만나 신나게 웃고 떠들며 보내는 시간이 주는 즐거움도 크지만 때로는 조곤조곤, 드문드문 담소를 나누는 아늑한 만남이 주는 기분 좋음도 있습니다. 서울커피상회는 그럴 때! 방문하면 좋을 곳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달콤한 디저트와 독특한 음료가 빈티지한 분위기와 만나 안락함을 주는 이곳은 '서울커피상회'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