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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말남과 꼬꼬의 미드 이야기

넷플릭스의 숨겨진 보석같은 미드 죄인(The Sinner)

 

<사진출처 : 넷플릭스>

The Sinner(죄인)

<사진출처 : 넷플릭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중 하나인 The Sinner(죄인)는 독일 작가의 동명 소설을 각색한 드라마로 코라라는 이름의 한 여성의 평범한 일상을 보여주며 시작한다. 남편 메이슨과 함께 시아버지 일을 돕고 있는 코라는 퇴근을 하면 시어머니가 봐주고 계시는 아들 레인을 데리고 시부모님의 바로 옆집인 자기 집으로 가 하루 일과를 마치는 평범한 주부이다. 어느 날, 코라는 남편과 아들과 함께 호숫가로 나들이를 가게 되고 애정 행각을 벌이며 장난을 치는 한 커플이 코라 부부의 눈에 띄게 된다. 그들을 차분히 응시하던 코라는 갑자기 커플에게 다가가서는 과일을 깎던 칼로 남자를 무자비하게 마구 찔러버린다.

<사진출처 : 넷플릭스>

 에피소드 시작에 들렸던 여자 아이의 기도문 읊는 목소리, 남편과의 잠자리를 뭔가 불편하게 여기던 코라의 표정, 호수에서 멀리로 수영해 나가서는 무언가를 떨쳐 버리려는 듯 물 속으로 깊이 들어가 버리는 코라의 행동 등에서 그녀의 내면에 무언가가 있다는 느낌을 받긴 했지만, 코라의 이 예상치 못한 끔찍한 행동은 갑자기 왜? 라는 의문을 남기기에 충분하다.

 뒤늦게 사건 현장에 도착한 해리 앰브로즈 형사. 레스토랑의 한 웨이트리스를 멀리서 바라본다거나 왼손 검지와 중지에 항상 멍이 들어 있는 걸로 보아 이 해리 형사 또한 자신만의 사연이 있어 보이는 듯 하다. 그는 다른 사람들은 관심을 갖지 않은 코라의 살인 동기에 의구심을 갖고 수사를 시작한다. 공공장소에서 칼로 여러번 찔러 프랭키란 이름의 한 남자를 죽였는데 코라는 프랭키를 그 날 처음 본 사람이라고 진술한데 다가 죽인 이유는 단지 음악을 크게 틀었기 때문이라는 것을 해리 형사 역시도 납득할 수가 없는 것이다.

<사진출처 : 넷플릭스>

 극이 전개되는 동안 지금의 코라에게 상당한 영향을 미쳤을 그녀의 어린 시절에 대한 이야기도 서서히 드러난다. 기독교 신자로 기도의 힘을 맹신하며 철저하게 금욕적인 생활을 했던 코라의 어머니는 병약하게 태어난 여동생 피비가 마치 코라의 잘못으로 그렇게 된 것처럼 세뇌시켰다. 그리고 어린 코라에게도 기도와 금욕을 강요하면서 즐거움을 주는 것이라면 초콜렛 단 한 개라도 허용하지 않으면서 말이다. 하지만 코라처럼 순진하지만은 않은 여동생 피비가 자라면서 두 자매는 금기시됐던 것들에 눈을 뜨게 되고, 엄마에게 반항하려는 자의반, 자신을 통해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충족하는 피비의 타의반으로 코라 또한 이전엔 알지 못하던 것들에 눈 뜨게 되면서 2012년 독립 기념일 주간의 사건이 벌어지게 된 것이다.

<사진출처 : 넷플릭스>

 

 순순히 범행을 인정하고 스스로를 자책하기만 하는 코라에게 왠지 모를 동질감을 느낀 해리 형사는 사건 현장에 있었던 사람들을 중심으로 세세하게 수사를 진행한다. 코라를 도우려는 해리 형사의 그런 노력으로 코라도 점차 마음을 열게 되고 그녀가 털어 놓은 피살된 프랭키와의 관계에 대한 진술을 토대로 수사는 급진전하는 듯 하다. 하지만, 수사가 계속되면서 코라가 했던 말은 거짓이었음이 드러나고 2012년 7월 3일 코라가 클럽에서 만났던 남자는 프랭키가 아닌 JD였고 그의 여자친구인 매디도 함께 있었으나 지금 그녀는 행방불명 상태라는 것이 밝혀진다. 클럽에서 JD와 매디와 함께 있었던 그 날, 그리고 두 달 후 다시 집으로 돌아가게 된 날까지 코라는 그 두 달 간의 기억이 전혀 없다. 그녀를 돕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해리 형사는 혹시 모를 희망으로 최면 요법을 시도하고 최면 속에서 코라는 수전탑이 보이는 늪지대를 기억해 낸다. 그리고 늪지대를 찾아간 해리 형사는 그 곳에서 시체 한 구를 발견하게 된다.

<사진출처 : 넷플릭스>

 미드 The Sinner(죄인)는 주인공 제시카 비엘의 공허하고 슬픈 눈빛 연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 드라마다. 비뚤어진 종교적 신념을 가진 엄마가 주입해 놓은 죄의식과 아픈 동생을 돌봐야 한다는 책임감, 그리고 자신의 상황을 벗어나려는 탈출구로 언니를 이용했던 피비의 이기심 때문에 코라는 결국 자아를 잃고 껍데기만 가진 삶을 살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 그녀의 발목을 잡고 있던 내면의 그 무거운 감정들에서 벗어나기 위해 코라가 치러야 했던 댓가는 결코 가볍지 않았지만 그녀가 이제 모든 것을 내려 놓고 남편과 아들과 함께 훨씬 더 자유로운 삶을 살기를 응원한다. 그리고 사건은 잘 해결했지만 아내 페이와의 관계는 틀어져 버리고 다시 혼자가 된 해리 형사에게 더 이상의 멍든 손톱은 보이지 않기를 바래 본다.

 

<사진출처 : 넷플릭스>

 The Sinner(죄인)는 2017년 신규 케이블 드라마 부문 1위를 차지하며 내년 에미상에서 또 다른 넷플릭스의 드라마 <마인드 헌터>와 접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코라가 기억하지 못하는 그 두 달간 과연 그녀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코라는 왜?! 만난 적도 없다는 프랭키를 살해한 것인지! 그리고 살해 당하는 순간에 코라의 얼굴을 본 프랭키는 왜 모든 것을 체념하는 듯한 표정을 지었는지!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이 궁금하다면 지금 당장 The Sinner의 첫 에피소드를 클릭해 보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