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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꼬와 떠나는 여행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La Sagrada Familia) : 가우디의 혼이 깃든 바르셀로나의 상징

Barcelona, Spain

2018년 1월 15일 여행 둘째날.

 

<성 가족 성당(La Sagrada Familia): 가우디의 혼>

 

 오늘은 여행 둘째날이지만 실질적으로는 바르셀로나 관광을 시작하는 첫째날이기도 합니다. 와말남은 한국에서 미리 가우디투어 업체를 하나 선정해서 예약을 해두었습니다. 단체관광을 제공하는 많은 유명한 업체들이 있었지만 몇 년 전 미리 스페인 여행을 다녀온 지인의 추천도 있고 해서 소규모 그룹으로 진행하는 카우플라잉이란 업체로 정했었는데요, 가우디 투어 당일엔 운좋게도 와말남과 꼬꼬 단 둘 뿐이라 정말 프라이빗하게 친구와 수다 떨며 도시 구경하듯이 즐겁게 투어를 마쳤습니다.^^ 바.알.못인데다가 가우디에 대해서도 잘 모르고 갔던 와말남에게 하루 종일 함께 하면서 새로운 지식도 많이 전수해 주시고 바르셀로나에 대한 팁도 많이 가르쳐 주신 서현 가이드님께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

 가우디 투어의 모임 장소는 산 파우 병원 앞 분수대였습니다. 아침 9시 20분이 투어 시작이라 와말남과 꼬꼬는 8시 반에 호텔을 나섰지요. 이제~ 드디어 바르셀로나 시민들 틈에 섞여 그들처럼 이 도시에 녹아들 준비를 합니다. 첫 관문은 언제나 약간의 두려움을 동반하는 대중교통 이용하기!! 호텔에서 가까운 카탈루냐 광장역에서 출발합니다. 바르셀로나에서 유용하게 사용되는 T-10 교통카드를 티켓머신에서 어렵지 않게 구입! 언어를 영어로 선택하면 눈에 훨씬 잘 들어옵니다^^

- T10 티켓 -

 바르셀로나의 주된 교통 수단인 버스와 지하철을 총 10회 사용할 수 있는 티켓. 한 장으로 여러 명이 사용 가능하다는 것이 큰 장점. 한 명이 사용한 뒤 뒷 사람에게 넘겨주면 됨. 한국의 교통 카드처럼 75분 이내에 환승이 가능하며(단, 지하철에서 지하철로의 환승은 불가.) 티켓의 뒷면에 사용한 시간과 회차의 숫자가 찍힘. 주의할 점은 티켓을 마지막 회차까지 다 사용했다 하더라도 현재 이용 중인 교통수단에서 벗어나기 전에는 절대 T10 티켓을 버리지 말 것. 불시에 티켓 검사를 함.

 꼬꼬는 소매치기를 방지해 보겠다며 이렇게 가방에 항상 옷핀을 꼽고 다녔답니다. 다행히 와말남과 꼬꼬는 여행 중 한 번도 소매치기를 만나지는 않았지만 바르셀로나는 파리, 로마에 이어 소매치기로 유명한 도시이니 미리미리 조심해서 나쁠 건 없겠지요?

 지하철 내부는 상당히 깨끗했구요, 많은 노선들이 있지만 우리나라만큼이나 시스템이 잘 되어 있어서 지하철을 이용하는데 딱히 어려운 점은 없었습니다~. 한 가지 기억해 두어야 할 것은 바르셀로나 지하철도 파리처럼 내릴 때 문에 있는 이 버튼을 눌러줘야 문이 열립니다. 꼭 기억해 놓고 내릴 때 못내리고 뻘쭘해 지는 일이 없어야 겠습니다~ ㅎㅎㅎ

 드디어 도착한 산 파우 병원 앞입니다. 병원 건물같지 않게 화려한 문양이 돋보이는 것이 마치 어느 귀족의 저택 같은 느낌을 줍니다.

- 산 파우 병원(Hospital de Sant Pau) -

 가우디와 동시대를 살았던 건축가 루이스 도메네크 이 몬타네르가 설계한 건물.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세계 역사 유적 1001'에 등재되어 있으면 1997년 유네스코문화유산으로도 지정됨. 카탈루냐의 아르 두보 건축 양식을 잘 보여주는 건물로 주 출입구가 병원 건물 대지와 평행하지 않고 모서리쪽에 향하도록 설계된 것은 건너편에 위치한 가우디의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과 마주보게 함으로써 환자들이 마음의 안정을 얻도록 하려는 의도가 반영된 것이라 함.

 산 파우 병원 앞으로 난 큰 대로를 쭉 따라 걸어가면 이렇게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과 가까워집니다. 가이드님께서 찍어주신 와말남과 꼬꼬 사진 한 장~ 저만치 보이는 성 가족 성당의 위엄이 느껴지시나요?

 

 성 가족 성당으로도 불리는 가우디의 걸작의 모습입니다. 성당의 외관을 잘 볼 수 있는 일명 포토존이라 할 수 있는 연못 건너편에 우선 도착했습니다. 여기에서 성당에 대한 설명을 많이 들었네요.

 - 성 가족 성당(La Sagrada Familia) -

 세계적인 건축가 안토니오 가우디를 대표하는 작품.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성(聖) 가족이라는 의미로 예수, 예수의 어머니 마리아, 예수의 아버지 요셉을 뜻함. 이 성당이 처음부터 가우디에게 맡겨졌던 것은 아니며 가우디의 스승 비야르가 중도에 그만둔 후 가우디가 이어받아 약 40여 년을 이 성당의 건축에만 온 열정을 쏟은 바르셀로나를 대표하는 건축물. 성당은 주 출입구가 위치한 세 개의 면(파사드)에 각각 예수의 '탄생'. '수난', '영광'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가우디가 완성한 것은 이 중 탄생 파사드로 파사드에 새겨진 조각들이 너무나 생생해서 놀라움을 금치 못하게 함. 수난 파사드는 후에 수비라치라는 조각가에 의해 완성되었는데 가우디가 완성한 탄생 파사드와 확연히 다른 건축 양식의 매력을 느낄 수 있음. 외부에서 보이는 옥수수처럼 생긴 탑이 성당의 세 파사드에 각각 네 개씩 지어져 있는데 이는 예수의 12제자를 의미하며 예수의 어머니인 마리아를 의미하는 탑이 현재 건축 중에 있고 예수 그리스도를 상징하는 중앙의 높은 돔도 후에 약 170m로 완공될 것이라 함. 1882년에 착공하여 스페인 내전과 2차 세계대전 등으로 중단되었다가 1953년에 공사를 재개하여 현재도 진행 중에 있으며 가우디가 죽은 지 100년이 되는 2026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으나 확신할 수는 없음.

 이곳에서는 정말 많은 사람들이 사진에 성당을 담느라 분주했습니다. 자기 차례를 기다리며 멍하니 있는 꼬꼬의 모습도 찰칵~

 탄생 파사드의 일부를 가까이에서 감상해 볼까요? 나뭇잎 하나하나, 사람들의 표정 하나하나 그리고 동물들까지. 모두가 살아 움직이는 듯이 생생합니다.

 예수의 탄생 소식을 들은 동방 박사 세 분의 모습도 보이구요.

 아버지 요셉이 어린 예수와 놀아 주는 모습이 담긴 조각도 있습니다.

 가우디는 성당 건축이 완성되어 갈수록 점차 동물이나 사람의 모습을 직접 본을 뜨는 데에 집착하게 됐다고 합니다. 조각을 점점 더 사실적으로 현실과 똑같이 만들고자 한 그의 욕망때문이 아닐까 싶은데요, 말년의 가우디가 조산원을 들락날락하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띄었다는 소문이 있었다는 설명은 위 사진의 로마 병사의 발 아래 놓인 죽은 아기의 조각이 너무나 사실적이지 않나요?라는 가이드분의 질문과 함께 와말남의 뇌리에 콕 박혔습니다. 저 로마 군인의 발가락이 여섯 개였는데 그것도 그대로 여섯개로 조각했다고 합니다. 로마 병사의 오른쪽 다리만 색이 다른 것은 훗날 보수를 했기 때문이라네요.

 성당을 왼쪽으로 돌아 '영광 파사드'로 갑니다. 여기는 현재 이정도만 완성되어 있어서 딱히 눈에 담아올 만한 부분은 없었는데요, 성당이 완공되면 이쪽으로 구름다리를 만들고 여기서부터 앞으로 쭉 이어지는 공원을 만들도록 설계도면에는 그렇게 되어 있다고 가이드분이 설명해 주셨습니다.

 자~ 이곳은 수비라치가 완성한 수난 파사드입니다. 탄생 파사드 쪽엔 연못이, 수난 파사드쪽에는 작은 공원이 있는데 이것도 다 성당 설계의 계획에 포함된 것이라고 하더라구요~ 수비라치가 만들었지만 가우디가 사망했을 당시 주머니에서 발견된 구상을 기초로 해서 건축했다고 합니다.

 딱 봐도 한눈에 가우디와는 전혀 다른 모습의 조각들이 눈에 띄죠? 예수가 수난을 당하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이 조각들은 맨 아랫줄 왼쪽에서부터 시작되어 에스자를 그리며 올라가서 이야기가 끝이 납니다. 예수를 세 번 부인한 베드로, 예수가 누구인지 알려준 유다, 예수의 피를 닦아준 베로니카, 예수를 처형한 빌라도 등 성경 속 인물들이 모두 등장합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십자가에 못박힌 예수를 표현한 이 조각이었습니다. 성당에서 멀리 떨어져서 보면 성당 내부에서 외부로 뻗어나온 십자가의 양 끝에 예수 조각이 달려있는데요,

 이렇게 성당 가까이로 가서 아래에서 위로 올려다 보면 우리가 항상 보는 십자가에 정면으로 못박힌 예수의 모습이 됩니다. 게다가 예수 그리스도 아래에 얼굴 없는 여인은 치마로 예수의 피를 닦아준 베로니카인데 그 밑에 조각된 예수의 얼굴은 와말남이 움직이는 대로 그 눈동자가 와말남을 따라옵니다. 이렇게 얼굴 조각의 시선이 보는 사람을 따라 움직이는 것은 수비라치가 만든 몬세라트 성당에서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예수가 못박힌 십자가만 철근으로 만든 것도 인상적입니다.

 

 

 고뇌하는 본디오 빌라도의 조각 뒤로 보이는 로마 군인의 얼굴 모습은 스타워즈 감독에게 영감을 준 가우디의 또 다른 작품인 까사 밀라 옥상에 있는 조각과 일맥상통합니다. 

 이제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의 외부 관람을 마치고 내부로 들어갑니다. 내부 입장 티켓은 가이드 분께서 미리 예약해서 구매해 주셨는데요 내부 입장만 하면 15유로이지만 와말남은 오디오 가이드와 종탑을 올라가보는 것까지 포함된 29유로 짜리 티켓을 구매했습니다. 티켓은 아래 사이트에서 구매할 수 있습니다.

http://www.sagradafamilia.org/en/tiquets/

 

 가우디는 어린 시절 관절염을 앓아서 친구들과 어울려 뛰어 놀 수 없었고 그 때문에 혼자 앉아서 주변을 관찰하는 것이 그의 일상이었다고 합니다. 주변을 관찰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자연에 대해 많은 관심과 애정을 갖게 되었고 이러한 그의 정신이 그가 완성시킨 건축물들에 그대로 녹아있는 것이지요~ 성 가족 성당의 내부는 말 그대로 숲 속에 와있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위로 곧게 뻗어 맨 위에서 갈라지는 모양의 기둥들은 나무를 보여주고 천정의 뾰족뾰족한 조각들은 나뭇잎과 해바라기를 모티브로 표현했습니다. 그리고 나뭇잎들 사이로 햇살이 들어오는 것처럼 조명들이 달려있네요~ 게다가 성당 전체를 둘러싸고 있는 스테인드 글라스를 통해 들어오는 자연광이 내부를 아름답고 환하게 비춰줍니다.

 정 가운데의 가장 높은 돔 자리가 예수의 탑이 올라갈 자리라고 합니다.

 성당 내부 전체에는 이렇게 화려한 스테인드 글라스가 가득합니다. 예수의 탄생 파사드 쪽은 생명을 나타내는 푸른색의 스테인드 글라스를 예수의 수난 파사드에는 피를 나타내는 붉은색의 스테인드 글라스를 사용했고 탄생 파사드는 동쪽, 수난 파사드는 서쪽에 위치하고 있어 해가 뜨고 질 때 푸른색과 붉은색의 스테인드 글라스가 그 화려한 색채를 여실히 드러낸다고 합니다.

 

 성당의 한 켠에는 커다란 책 모양있었는데 여기에 한글도 적혀 있어 반가웠습니다.^^

  이곳은 지하에 있는 예배당인데 저녁 6시 미사를 이곳에서 본다고 합니다. 여기에 가우디의 무덤도 있다고 하니까 시간에 맞춰 오시면 저녁 노을에 반사되는 성당의 멋진 모습과 가우디의 무덤도 함께 만나볼 수 있겠네요~ 가우디는 사진 찍는 것을 좋아 하지 않아 그의 모습이 담긴 사진은 몇 장 안된다고 합니다. 게다가 가우디 생의 마지막은 정말 쓸쓸했는데요, 성당 건축에만 몰두하느라 행색이 허름했던 가우디가 아침에 성당으로 가던 길에 전차 사고를 당하게 됩니다. 병원에서 바로 치료했다면 죽음까지는 이르지 않았을텐데 너무나 초라한 행색때문에 노숙자로 오해를 받아 이 병원 저 병원으로 떠돌다가 제 때에 치료를 받지 못해 결국 사망했다고 하네요. 천재적인 건축가의 마지막이 너무나 허탈하고 가여워서 코 끝이 좀 찡해지기도 했습니다.

 이제 성당의 종탑으로 올라갑니다. 종탑으로 올라가는 입구는 수난 파사드 쪽에 한 곳, 탄생 파사드 쪽에 한 곳이 있는 듯 했습니다. 티켓에 어느 쪽 엘레베이터를 사용할 것인지 나와있는지 티켓을 확인하더라구요~ 와말남은 탄생 파사드 쪽 종탑으로 올라갔습니다. 참! 올라가기 전에 큰 배낭은 1유로만 사용할 수 있는 락커에 넣어 두고 가야 합니다. 1유로가 필요하다는 것 잊지 마세요~

 한 쪽에 갖가지 과일들을 조각해 놓은 탑들이 보이네요~ 성당의 전체적인 이미지와 안어울리는 거 같지만 신에게 수확물을 바치는 그런 의미라고 들었습니다.^^ 우리가 제사상에 과일 올리는 것 처럼 말이에요~

 바르셀로나의 전경도 눈앞에 쫘악 펼쳐지네요~

 달팽이 모양의 뱅글뱅글 계단을 따라 내려오면 종탑 구경은 끝~ 성당 밖으로 나가서 학교로 쓰인 건물과 박물관까지 둘러보려고 합니다.

 이곳은 가우디가 공사장 인부의 자녀들을 위해 지었다는 학교입니다.

 사진 속 아이들처럼 꼬꼬도 책상 앞에 앉아보구요~ ㅎㅎ

 이제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에 대해 더 알아볼 수 있는 박물관에 도착했습니다.

 가우디는 이렇게 실에 추를 달아서 성당을 지탱할 무게를 가늠하고 그 무게를 견뎌낼 곡선의 모양을 예측해 보았다고 합니다. 거꾸로 뒤집어져 있는 성당의 골격이에요~

2016년에는 교황님도 다녀가셨다고 합니다.

 

 안토니오 가우디의 예술 혼이 담겨 있는 성 가족 성당,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은 그 자체가 바로 바르셀로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듯 합니다. 건축학도에게는 건축학적인 측면에서, 종교를 갖고 있는 사람에게는 종교적 성스러움의 측면에서 그리고 다수의 모든 사람들에게는 입을 다물지 못할 세계적 문화유산의 하나로서 각기 다른 매력을 가진 하나의 커다란 상징적 의미를 가져다 주는 듯 합니다. 그 어마어마한 크기도 크기이지만 이 성당의 건축에 온 힘을 쏟아 부었던 가우디가 성당을 통해 후세에 남겨주고자 했던 것은 신을 믿고 자연을 사랑했던 자신의 순수한 마음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