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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꼬와 떠나는 여행

벙커(Bunkers del carmel) : 바르셀로나의 그 찬란한 불빛 속으로

 

 벙커(Bunkers del carmel). 바르셀로나의 야경을 보고픈 사람들은 한번은 꼭 들르는 곳입니다. 여행 넷째날, 와말남과 꼬꼬도 이제는 내 동네처럼 편안해진 바르셀로나의 모습을 한눈에 담아보려고 벙커로 출발했습니다. 사실 와말남은 계속해서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다 보니 조금은 지치고 힘이 들어서 호텔에서 쉬고 싶었지만 꼬꼬가 나중에 후회할지도 모른다며 가보고 싶어하는 눈치라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제가 누굽니까? 와말남! 와이프 말을 잘 듣는 남자! 아니겠습니까아~ ㅎㅎㅎ '벙커'라는 이름만 들으면 무슨 군사 지역 같기도 하고 그닥 끌리진 않았지만 사진으로 미리 찾아본 벙커의 모습이 나름 멋있긴 하더라구요~ 그래서 모두들 동행을 구해서라도 들르려고 하는 걸까요? 해질 무렵의 바르셀로나부터 해가 진 후의 모습까지, 바르셀로나의 그 아름다운 모습을 감상하러 카탈루냐 광장에서 24번 버스를 탔습니다. 꼭! 챙겨 가라는 맥주도 잊은 채 설레는 마음만 안고 출발합니다~!!

Barcelona, Spain

 

2018년 1월 18일 넷째날

 

 

벙커(Bunkers del carmel) : 바르셀로나의 그 찬란한 불빛 속으로

 

가는 방법 : 24번 또는 92번 버스를 타고 Ctra del carmel Muhlberg 정류장에서 하차 후 계단으로 올라가기

 

               V17번 또는 119번 버스 종점에서 하차 후 완만한 길을 걷기

 

 와말남과 꼬꼬는 24번 빨간색 버스(구엘 공원 갈 때도 이용합니다.)를 타고 어떤 블로그에서 본 대로 Doctor bove - Gran Vista 정류장에서 내렸는데 벙커 가는 길 찾기가 더 헷갈려서 가파른 계단으로 언덕과 조그마한 집들 사이를 지나 더 힘들고 어렵게 갔었더랍니다. ㅠ.ㅠ 한 정거장 전인 Ctra del Carmel Muhlberg 에서 하차해 바로 앞에 보이는 오른쪽으로 난 이 길을 따라 쭈욱 올라가면 헷갈리지 않고 벙커에 잘 도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방법은 오르막길에 계단까지 있어서 조금은 힘들 수도 있는데 가우디 투어를 해주신 카우플라잉의 서현가이드님은 V17번이나 119번 버스를 타고 좀 더 완만한 길로 덜 힘들게 갈 수 있는 루트를 추천하시니 참고하셔도 좋겠습니다.^^

 

 

 퇴근 시간이 겹쳤는지 버스 안에 사람들이 가득찼는데 중간에 한 정류장에서 조끼를 입고 손에 카드 단말기 같은 기계를 든 여자분과 남자분이 타더니 사람 한 명 한 명 버스 티켓을 확인합니다. 바르셀로나는 이렇게 불시에 사람이 직접 티켓 검사를 하나 봅니다. 와말남과 꼬꼬는 하나의 티켓으로 둘이 이용하고 있었기에 좀 걱정이 되긴 했지만 앞자리에 앉았던 꼬꼬가 티켓 검사를 하고 와말남에게 티켓을 건네주며 무사히 티켓 검사를 마쳤습니다. 저 단말기에 카드를 읽어보면 다 나오나 봅니다. 그런데~ 건너편 옆 좌석에 앉았던 서로 동행을 구한 듯한 두 한국인 여자분들은 무언가 잘못된 듯 했습니다. 그분들도 하나의 티켓으로 같이 사용하고 있었는데 아마 한 분의 회차가 기계의 오류로 안읽혔었나 봅니다. 바르셀로나 교통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으니 그분들은 그걸 전혀 몰랐던 거고 티켓 검사를 하는 직원은 티켓을 일부러 안찍은 건지 어쩐건지 알 수 없으니 실랑이가 벌어집니다. 여자분들은 분명 티켓을 두 번 찍었다고 계속 얘기했지만 단호한 직원들은 여권까지 내놓으라 했고 결국엔 그분들이 벌금 100유로의 반인 50유로를 지불하면서 사건이 일단락 됐습니다.

 

 

 버스에 타시면 꼭! 사용한 명수대로 티켓 뒤에 기록이 잘 남아있는지 확인하도록 해야겠습니다. 그리고 티켓을 읽힐 때 기계음이 보통 때와 다르다면 다시 한 번 확인해 보구요!! 운이 없으면 내가 의도하지 않았는데도 해명할 길이 없어서 벌금까지 내야 하는 억울한 일이 생길지도 모르니까요... 어쩐지 가우디 투어할 때 가이드 분이 버스를 이용할 때 티켓이 제대로 잘 안찍힌 것을 엄청 찜찜해 하시며 몇 번이나 확인하셨는데 우리나라와는 달리 그냥 예사로 넘길 일이 아닌게 맞나 봅니다.

 

 

 그제서야 버스 뒤에 이렇게 붙어 있는 경고문이 눈에 확~ 들어옵니다....  버스는 45분 정도를 달려 드디어 와말남과 꼬꼬를 정류장에 내려줍니다.

 

 

 그리고 거기서 약 15분 정도 오르막으로 오르고 또 올라서 드디어 벙커에 도착!! 해는 벌써 뉘엿뉘엿 서쪽으로 넘어갑니다. 벙커에 도착하자 왜 사람들이 맥주를 꼭 사가라고 했는지 알 것 같더라구요~ 힘들게 걸어 올라오니 맥주 생각이 절로 납니다. 맥주를 사오지 않은 걸 후회하는 찰나, 비어~ 비어~ 하는 목소리가 들립니다. 벙커에 아이스박스에다 음료를 파는 사람이 있더라구요~ 다행입니다. ㅎㅎㅎ 벙커 근처에 슈퍼가 보이지 않으니 미리 맥주를 준비해 오시거나 아니면 벙커에서 조금은 비싸게 맥주를 살 수도 있겠습니다.

 

 

 

 탁 트인 전경에 속이 뻥 뚫리는 듯 합니다. 멀리 바르셀로네타 해변과 지중해도 보이고 중간엔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도 보입니다.

 

 

 벌써 많은 사람들이 벙커에 도착해 있습니다. 사진 찍느라 바쁜 사람, 이미 자리를 잡고 앉아 여유롭게 즐기는 사람. 둘이 왔던, 셋이 왔던, 아님 혼자 왔던 지금 이순간만큼은 모두들 즐겁게 바르셀로나의 야경을 한껏 즐기고 있습니다. 그리고 또 그 모습을 보는 와말남과 꼬꼬도 즐겁습니다.^^

 

 

 

 

 우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바르셀로나의 멋진 모습에 감탄이 흘러 나오네요~

 

 

 꼬꼬와 와말남도 사람들 틈에 섞여 자리를 잡았습니다.

 

 

 딸깍! 조금 전에 산 맥주도 한 캔 따구요~^^이제 말없이 한동안 각자 생각에 잠겨 바르셀로나의 예쁜 야경을 바라봅니다.

 

 

 

 

 

 

 

 

 

 오른쪽에 다시 한 번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의 모습이네요~

 

 

 와말남과 꼬꼬는 바르셀로나의 찬란한 불빛들에 취해서 굉장히 오붓하고 로맨틱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물론 많은 사람들 틈에 섞여 있었지만 차분해진 마음으로 이번 여행을 하며 서로에게 고마웠던 점, 미안했던 점도 이야기 하고 앞으로도 서로에게 많이 고마워하며 알콩달콩 열심히 살아보자고 다짐했답니다.^^ 옆자리 대학생 친구들도 핸드폰으로 잔잔하게 음악을 틀어놓고 그 나이대에 가질 수 있는 서로의 고민거리, 앞으로의 계획들을 도란도란 이야기 하는데 그런 평범한 모습 조차도 야경에 물들어 참 좋아 보였습니다. 바르셀로나 여행을 마무리할 즈음에 벙커로의 일정도 넣어 여기에서 바르셀로나의 야경도 꼭 보시길 추천합니다. 이제 내일 하루가 지나면 바르셀로나에서의 꿈같은 이 시간도 끝이 난다니 와말남의 호텔로 돌아가는 발걸음은 호텔에서 나올 때보다 더 무겁기만 합니다.